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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과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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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먼저 그 검찰서기가 그렇게도 성을 낸 이유를 물어보았다. 덧글 0 | 조회 225 | 2021-06-07 20:06:09
최동민  
나는 먼저 그 검찰서기가 그렇게도 성을 낸 이유를 물어보았다. 정말 궁금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길 위에 선 자의 고단함과 쓸쓸함그는 어리석고 무지한 탓에 한 평의 땅이라도 더 만들려다 나랏법을 어기게 됐다는 것, 개간지 주위에 있는 소나무 몇 그루 잡목 몇 뿌리 더 캐낸 것이 이렇게 큰 죄가 될 줄 모랐다는 것, 한 번만 통촉해 주시면 일후 그 열배의 나무를 심어 지은 죄에 값하겠다는 것 등을 다시 늘어놓으면서, 정말로 눈물을 줄줄 흘렸다. 특히 그만을 기다리는 불쌍한 아내와 어린것들을 보아서도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며 흐느낄 때는 나까지도 눈시울이 화끈해졌다.장대위가 펄펄 뛰었으나 속수무책이미 일주일이나 굶어 늘어진 사람을 어쩔 수는 없었다.한때 고죽이 객기로 썼던 삼무자란 호를 찬바람 도는 얼굴로 그렇게 빈정거린 운곡 선생은 허참봉의 간곡한 만류도 뿌리치고 선 채로 되돌아섰다.그가 저항을 포기하자 그녀가 재빠르게 속삭이며 그를 춤마당에서 끌어냈다.그녀는 내 주먹에 입가를 맞아 피를 흘릴 때까지 계속했다. 그러자 젊은 녀석이 달려나와 내 앞길을 막고 주인영감은 전화통으로 달려갔다. 그 다음은 엉망이었다. 젊은 녀석이 지가 무슨 태권도 사범이라고 이단 앞차기로 들어온 것을 시작으로 지나가던 몇몇 친구가 합세하고, 다시 경찰이 달려오고그리하여 마침내 나는 넙치가 되도록 맞은 후에 부근의 파출소로 끌려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어떤 건데요?”정사초의 난에 뿌리가 드러나지 않은 걸 보았느냐?“그럴리가. 그럴리가 없습니다”고죽이 다시 재촉하자 초헌은 묵묵히 나갔다. 궁금하다는 표정은 여전하였지만 스승이 왜 그렇게 집요하게 자신의 작품들을 거두어들이려 하는지는 그날도 역시 묻지 않았다.그렇게 탄식하는 석담 선생의 얼굴에는 자못 처연한 기색이 떠올랐다.그러나 고죽은 그 말을 듣자 억눌렸던 심화가 다시 솟아 올랐다. 스승의 그같은 표정은 그에게는 처연함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만만함으로 비쳤다.“네, 무책임하고 피동적이고 잘 굴종하고 거기다가 뇌동하는 버릇, 감격한는 버릇,
“병사들을 절망시키는 것은 그밖에도 더 있읍니다. 이를테면 하사관층의 원인모를 가학성향, 장교들의 아리스토크래티즘귀족주의.”박수가 쏟아지고, 다시 한동안 낭자한 가락이 주위를 흥건하게 적셨다. 그러다가 문득 여자의 목소리가 낮아지며, 좌중의 하나에게 무언가를 제안하는 것 같았다. 제안을 받은 사내는 취중이면서도 잠깐 생각을 가다듬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이었다.내가 “6조지기”중 마지막을 확인한 것은 바로 그때였다. “집구석은 팔아 조졌다.”그리고 여인은 몸을 일으킨다. 그녀를 일으킨 한 줄기 생긱는 금새 도발적인 섬광이 되어 비워버린 것 같던 두 눈을 채운다. 그제서야 사내는 그녀의 휘장이 하나의 그물이었을는지 모른다는 의심에 어렴풋이 젖어들지만, 별로 불쾌한 기색은 없다.난정을 보는 눈이 험악해지는 것을 보고 추수가 황급히 설명했다.남편이 올 수 있는 마지막 날, 오후 5시 막차까지 그냥 지나가 버리자 나는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고 싶을 정도로 허탈한 심경이었다. 결근이라도 하고 그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지 못한 것이 그제서야 뼈저리게 후회되었지만 이미 소용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 알 수 없는 것은 그런 허탈한 가운데서도 식을 줄 모르고 달아오르는 내 몸이었다. 아니, 그 이상, 남편의 품에 안길 ?보너스를 나누어 본봉에 더하면 월 80만원 정도 됩니다.그는 자신도 까닭을 모르는 채 한동안 마음껏 웃어 제꼈다. 지금껏 거기서 있었던 모든 일이 무슨 한바탕 어지러운 꿈처럼만 느껴졌다. 그러다가 그는 몸을 일으켜 인적이 드문 오솔길을 따라 휘적휘적 산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속이 뒤틀리고, 산이 기우뚱거리듯 몸이 이쪽저쪽으로 쏠리는 것으로 보아 부샅께에 가해진 그 격렬한 통증도 술기운을 죽이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았다.예를 들어 끼니 같으면 이렇게 해결됐다. 저녁나절 밥상에 둘러앉았을 시간이 되면 그는 아무 집이나 불쑥 들어간다.“그건 병역법과는무관하지 않습니까?”1953년안동으로 이사“그렇다면 결국 우리의 정훈은 완전한 낭비인 셈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