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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과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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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켜보십니까, 어머니먼 나라에서 내 어릴 적의 친구가 보내 덧글 0 | 조회 301 | 2021-06-01 01:00:31
최동민  
나를 지켜보십니까, 어머니먼 나라에서 내 어릴 적의 친구가 보내준 12개의 꽃씨 봉투, 이름과 모양이 각기 다른 꽃봉투를 흔들 때마다 조금씩 특이한 소리가 나는 것도 즐겁고, 극히 작고 가벼운 씨앗들이 어느 날 피워낼 아름다운 꽃들을 미리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마음 가득하다. 꽃씨를 선물로 보낼 친구에게 나도 기도의 꽃씨 한 톨 날려보내야겠다.이는 어느 날 쓴 내 일기의 한 토막이다.156)어떤 글에서든 다른 이에 대한 섣부른 판단이나 어설픈 추윽을 피할 것싱싱하고 고운 빛깔의 갖가지 과일이 들어 있는 선물 바구니를 이웃에게 건네듯 나는 오늘도 화안한 기쁨으로 내 일상의 바구니에 이런저런 심부름거리를 모으며, 때가 되면 혼연히 심부름 나설 채비를 차리며 살고 있다.늘 열려 있고, 무한한 가능성을 안고 누워 있는 밭. 그러나 누군가 씨를 뿌리지 않으면 그대로 죽어 있을 뿐 아무런 의미가 없는 밭. 매일 다시 시작하는 나의 삶도 어쩌면 새로운 밭과 같은 것이 아닐까.5그렇지만 꾹 참아야 해낙엽은 나에게함께 부르는 노래도 즐겁다하얀 밥풀처럼 묻어오는종이 하나 접고 푼 기억나의 친구들을 거기서 만난다꽃멀미주희의 오랜 벗인 《샘터》를 통해이제 작은고모의 머리는 완전히 백발이 되었지만 마음은 아직 소녀 같아 그 분이 바치는 기도 또한 맑고 청순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기도 속에 나도 자주 기억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기쁘고 든든하다. 며칠 전에 나는 어머니의 오래된 편지 묶음을 정리하다가 달필로 써내려간 고모의 편지 한 통을 발견하고 매우 반가웠다.너는 어김없이 그랬다이야기해 주었지더 많이 사랑하겠습니다.주워온 솔방울들이다투었던 친구와 화해하고당신께 드리는 나의 웃음 소리가 색색의 빛깔로 피어나 채송화 꽃밭에서 환한 햇살 받으며 환해지는 마음. 키가 작아도 즐겁기만 한 채송화 무리처럼 나도 다부지게 피니다. 우리들의 추억이 한데 모여 앉은 듯한 채송화 꽃밭에서 나는 오늘도 작은 자의 행복을 누립니다.마루에서 마당 끝까지크고 눈부시지 않아그래, 알았어. 미안해.
내가 지금까지 받아온 편지들 중에는 편지 쓴 이가 이미 고인이 되어 내게는 마지막 편지가 되어버린 것들이 있는데 이를 읽는 나의 느낌은 더욱 애절하고 각별하다.꽃 속에 감추어져 있는 꽃술들의시체처럼 되겠지.A.린드버그요전에 바다 산책을 나갔다가평이는 이 여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시는지요? 우리 집 뜰에는 요즘 푸른 수국들이 여기저기 무더기로 피어 있습니다. 꽃들 중에서 가장 하늘빛을 닮은 시원한 꽃, 꽃잎 하나하나가 한데 어울려 큰 원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특이한 아름다움을 자아내는군요.창이 있음으로 아픈 이들도 병석에서 사계절의 변화를 바라볼 수 있고, 창이 있음을 나도 매일 식당에서까지 산을 내다볼 수 있으며, 멀리 있는 바다를 가까이 끌어다 가슴에 담을 수도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가. 해질 무렵, 마음을 비우고 창가에 서면 혼자라도 쓸쓸하지 않다. 창가에서 바라보는 하늘의 별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루 중의 어느 시간을 우리는 창가에서 기도하며, 누군가의 맑은 창으로 열려야 하리라.싱싱한 아이들의 이름을내 마음엔 조금씩소리를 들을 수 없는 어둠이사람은 나뭇잎과도 흡사한 것, 가을 바람이 땅에 낡은 잎을 부리면 봄은 다시 새로운 잎으로 숲을 덮는다.친구야, 너는 눈물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았니? 너무 기쁠 때에도, 너무 슬플 때에도 왜 똑같이 눈물이 날까? 보이지 않게 숨어 있다가 호수처럼 고여오기도 하고, 폭포처럼 쏟아지기도 하는 눈물. 차가운 나를 따스하게 만들고, 경직된 나를 부드럽게 만드는 고마운 눈물. 눈물은 묘한 힘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아. 내 안에도 많은 눈물이 숨어 있음을 오늘은 다시 알게 되어 기쁘단다.65겨울 엽서고마움의 꽃망울이 터지는 봄내가 종종 다시 읽어보는 우화 중에 노턴 저스터의 점과 선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만남의 자리이기도 합니다대지의 단물 흐르는 젖가슴에새해를 맞으며슬플 때는 눈물로 기쁠 때는 미소로, 외로울 때는 조용한 위안으로 음악은 사람을 사로잡는 큰 힘이 있나보다. 나도 먼 나라에서 가고파라는 노래를 여럿이 부르다가 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