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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과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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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티첼리가 그린 긴 금발 여자의 그림이 표지에 나타나 있는 큼지 덧글 0 | 조회 281 | 2021-05-03 20:20:51
최동민  
보티첼리가 그린 긴 금발 여자의 그림이 표지에 나타나 있는 큼지막한 화집을 그는 끄집어냈다. 타이틀을 읽으면서 눈을 깜빡이고 있다. 그리고나서 내쪽으로 몸을 돌렸다.그녀는 다시 그 하얀 이를 내보이며 웃었다.미안해요. 하고 말했다.우리는 자리를 잡고 앉았다. 무심코 입구쪽을 보니 커피색 피부를 한 강건한 체격의 흑인이 들어 오고 있었다. 그렇게 멀리에서도 그가 녹색 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 자가 바비 볼덴이야 하고 막스가 말했다.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찬찬히 훑어 보았다. 나는 틀림없이 미소를 띠고 있었을 것이다.섣달 그믐날 밤 어둠 속에서 알게 된 두 사람. 그녀는 자면서 이 세상에는 말이 필요치 않는 유대가 존재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그녀는 낄낄대듯 웃었고 연하의 아가씨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은빛 비행기로 바다 위를 난다안 돼요. 당신을 유혹하고 싶지 않아요.맥데드는 카운터 중앙을 향하여 두 세 걸음 나아갔다. 그래도 아직 카운터 맞은쪽에 있었다. 손님들이 뒤로 물러서며 길을 비켰다.물론 먼저 가버린 것은 수병쪽인 것이다. 그것이 취약점이라고 말해도 좋다. 수병이라면 누구라도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막다른 처지에 빠진 나머지 사인한다. 해군에 입대한다. 어째서 해군이냐고 하면 한국에서 싸울 수병을 국가가 필요로 하고 있었기 때문이며 육군에는 들어가고 싶지 않았던 탓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형제가 해군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케이트 스미스가 부르는 God Bless America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렸을 적에, 싸우는 설리번 형제 라든가 콜레히들 전기 라는 영화를 봤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혹은, 단순히 해군 제복을 입고 싶었기 때문이라든가 자신이 진짜 남자인 것을 증명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든가. 어찌 되었든, 우리는 고향을 등졌으며 그 뒷모습을 지켜본 여자들은 우리가 나중에그녀들의 뒷모습을 지켜보면서말하듯이 가버렸어 라고 중얼거렸을 것이다
갑자기 클랙슨이 울렸다. 그건 확실하다. 곧 빗줄기를 통해 밖을 보았다. 포드의 김으로 흐려진 창문 안에 그녀가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그 광경을 회상해 보면 지금도 명치 근처가 싸르르하다. 그녀는 약속을 지켰던 것이다. 도화지를 단단히 겨드랑이 곁에 밀어붙이며 나는 흙탕을 튕기면서 그녀에게 달려갔다.그의 노래를 모르기 때문입니다.텍사스의 브라운즈빌이 어디지? 대체 어째서 그에게 되묻지 않았던 걸까? 정말 그런 어조로 되물을 수 있어야만 했다. 재빨리 충분한 야유조로. 그리고 생각했다. 아, 왜 그녀의 이름을 물어 않았던가. 당장이라도 다른 버스에서 그녀가 내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맞아, 파라트카발 순환 버스 같은 데에서 내려 올지도 모르잖은가.) 그러자 산 카로스 호텔 옆을 돌아서 달려들어 오는 하얀 해군복 차림의 병사가 세 명 보였다. 버스를 향해 필사적으로 손을 혼들면서 무엇인가 알아 듣기 어려운 말로 소리치고 있다. 운전수는 이미 자리에 앉아 있고, 귀찮은 듯이 그쪽을 바라보았다. 이어서 점심이 들은 종이 봉지를 들고 두 명의 민간인이 역시 이쪽으로 뛰어왔다. 그들은 모두 버스에 올라탔다. 해병들은 모두 20대 후반일 것이다. 해병복의 견장으로 보아 한 명은 조포술 준위, 두 번째 사람은 무선계 이등 하사관, 세 번째 사람은 기관 준위임을 알 수 있었다. 모두 밤새도록 마셔댔는지 물기가 맺힌 눈을 하고 욕지거리를 하거나 공연히 큰 소리로 읏으며 모두 뒤쪽으로 가서 털썩 앉았다. 민간인들은 통로를 사이에 둔 맞은편에 조용히 앉았다. 그들은 말없이 있다. 침묵함으로써 뒤쪽의 술고래 해병들을 비난이나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파란 해병복을 입은, 아직 머리털이 짧은 애송이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운전수가 일어나 손목 시계를 들여다보고 언뜻 내쪽을 보았다.나는 그 애에게 주위 받았지, 두 번이나 주위 받았지.싫어.괜찮아요?그놈들이야! 할레르슨이 고함을 질렀다.이 봐, 이것들이 죽어 버렸는지도 몰라.나를